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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삐 풀린 갑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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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5-01-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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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 되면 하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지만 갑오년 말의 해는 정말 고삐 풀린 말처럼 너무나 많은 일들이 국민들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경주 리조트 사건이 잊을 만 할 때 전 국민이 슬퍼했던 세월호 사건이 터졌고, 육군 28사단에서는 윤일병이 선임 병들의 지속적이고 엽기적인 가혹행위로 숨졌으며 통합진보당이 헌재 해산 결정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또 세월호 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국무총리 교체에서는 안대희 전대법관과 문창극전 중앙일보 주필이 후보로 거론된 지 2주 만에 물러났다.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 등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역사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었다. 그 마지막은 갑(甲)질로 표현되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다. 이제 고삐 풀린 갑은 갔다. 이 모든 것이 해가 바뀌었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그렇다고 새로 오는 을미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을미년은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날로 기억되고 있다. 1895년 일본 낭인들은 조선 왕궁에 침입을 하여 침실에서 왕후를 난자하고 그 시신을 불태웠다. 그것이 을미사변이다. 우리가 정월 초하루를 새해의 첫날로 하다가 양력 1월 1일을 새해 시작으로 한 것도 을미사변 후 일제의 강요에 의해서이다. 이제 을(乙)이 왔다.
 
목자는 양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해야 한다
 
올해는 을미년 양의 해이다. 양의 가장 큰 상징은 속죄요 희생이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아담의 아들인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하나님께 제물을 드렸으며 레위기에는 양이나 염소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다고 했다. 중국과 한국에서도 양을 제사로 드렸다.
양은 순박하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 무리를 지어 군집생활을 하면서도 동료 간에 우위다툼이나 암컷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이 별로 없다. 동양의 신선들도 양을 기르며 타고 다녔다.
어질고 착한 양치기 소년 황초편전 설화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그림에는 채찍을 들고 있는 황초평과 양들이 그려져 있다.
양은 왕(王 )을 의미하기도 한다. 태조 이성계가 초야에 묻혀 살던 시절에 꿈속에서 양을 잡으려고 하자 뿔과 꼬리가 떨어져 놀라서 잠에서 깼다. 그 꿈을 무학대사에게 말하자 무학대사는 왕이 될 꿈이라고 현몽한다. 양(羊 )에서 뿔과 꼬리가 없어지면 왈(王)이 된다는 것이다. 중국사람들은 양(羊)이 큰 것을 (大) 아름답다고(美) 생각했다. 양은 어미젖을 먹을 때 무릎을 꿇고 먹기에 은혜를 아는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양은 정직과 정의의 상징이었다. 우리 속담에 양띠는 부자가 못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고지식함을 의미하는 말이다.
양은 무리를 지어 생활을 하지만 맨 앞의 양만 잘 인도하면 모두가 잘 따라간다. 문제는 양을 인도하는 목자가 어떻게 하는가이다. 푸른 초장과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는가? 아니면 고통 속으로 인도하는가? 2015년 경산의 양을 인도할 목자(牧者)의 선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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