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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돈, 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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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6-03-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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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쌈 잘하는 아들보다 말 잘 하는 아들”이라는 속담도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싸움을 잘 하는 아들이 있으면 뭘 합니까? 그 부모가 경찰에 불려갈 일만 생깁니다. 말 잘 하는 아들이 있으면 변호사도 시키고 국회의원도 만들 수 있습니다. 코미디언으로 성공하면 큰돈을 벌수도 있습니다.

“Money talks”라는 영어의 속담이 있는데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우리의 속담보다 질적으로는 매우 낮은 속담입니다. 입도 없는 돈이 무슨 입으로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마는 “돈이 해결사다”라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율곡의 모친 신사임당의 초상이 있는 지폐 2,000장은 007 가방에 쏙 들어간다는데 그 가방을 하나 들고 가서 해결된 난제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하나 가지고 안 되면 둘, 둘로도 안 되면 다섯 또는 열, 그래도 안 되면 트럭에 싣고 가서 그 집 광에 쌓아 주면 됩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돈이 말문을 엽니다. 말은 안 해도 일만 되면 됩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 브로커들 중에는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밥은 안 먹고 돈을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정해진 형기(刑期)를 다 살고 나와서 숨겨둔 그 돈을 쓰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믿고 끝까지 불지 않는 의지와 인내심의 사나이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꿈에 나타나도 보기 싫은 그 과장의 얼굴을 보기 위해 회사에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회계에서 매달 25일이면 보내 주는 월급봉투 때문에 주말만 빼고는 하루도 쉬지 않고 그 회사에 나가는 것입니다. 회사에 안 나가면 돈이 어디서 생깁니까? 돈 때문에 잠 오는 눈을 비비며 밤일을 합니다. 밤업소에 밤마다 뛰어 가서 노래 부르는 남녀 가수들도 돈 때문에 그리로 달려갑니다. 피투성이가 된 격투 선수도, 심지어 땀 흘리는 프로 운동선수들도 얼마를 받느냐가 늘 문제입니다.

책을 써서 책이 잘 팔리는 교수는 돈도 많고 오라는 학교도 많습니다. 메시처럼 공을 잘 차고 샤라포바처럼 테니스를 잘 하고 타이거 우즈처럼 골프를 잘 치면, 돈도 잘 벌고 남에게 존경도 받습니다. 고리대금업자가 되었어도 돈만 많이 벌면 호강하며 살 수 있습니다.

사람의 품격을 그의 수입이나 재산을 가지고 평가하는 오늘의 자본주의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왔습니다. 돈 있는 사람들만이 대접 받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도 민중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있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구린내가 나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 되었건만 아직 대책이 없어서 큰일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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