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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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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6-10-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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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양가(擊壤歌)’는 옛날 중국의 농민들이 태평성대를 찬양하기 위해 땅을 치며 불렀던 노래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요새 말로 하자면 농부들의 ‘평화의 노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 뜨면 농사짓고

해 지면 쉬는 이 몸

우물 파서 물마시고

밭 갈아서 먹이 얻네

제왕의 힘도 나에게 있어서는

무삼 소용 있으랴

 

농사지어서 먹고 살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Homo Sapiens가 이 지구상에 그 모습을 처음 나타낸 것이 족히 70만 년은 된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원시적인 생활 밖에 몰라서 사냥을 하거나 먹을 것을 채집하는 일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 뒤에는 사냥꾼보다는 유목민으로 생활을 하였습니다. 유목민의 생활은 안정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들은 양 떼, 소 떼를 거느리고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변에 정착하여 농사를 지으면서부터 안정된 삶이 있었고 안정된 삶은 문화를 생산하였습니다. ‘농사천하지대본’(農事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우연히 생겼을 리는 없습니다. 낮에는 밭에 나가 일하고 저녁때면 집에 돌아와 쉴 수가 있었습니다. 우물 파서 물마시면 되고 씨 뿌리고 자란 알곡 가을에 추수하면 부족함이 없는 삶이었습니다. 생각을 깊이 하는 철학자들이 나타나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도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삶은 질적으로 향상되었고 평균 수명도 놀랍게 연장되었습니다. 그러나 산업사회에 사는 인간들은 불필요한 경쟁에 시달리며 행복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지각 있는 사람들은 ‘잃어버린 낙원’을 흠모합니다. ‘복잡함’(Complexity)이 ‘단순함’(Simplicity)을 집어삼켰을 때 현대인은 고독하고 비참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서 깨달았습니다. 단순하지 않고는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계 자체가 복잡하고, 그 기계를 사용하는 일도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경쟁’으로 가뜩이나 복잡한 오늘의 우리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이제 와선 ‘자포자기’하는 것 같은 인상도 받게 됩니다.

먹는 일도 자는 일도 좀 단순하게 했으면, 그리고 옷도 심플하게, 깨끗하게 입어야 합니다. 그 길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 길은 우리 앞에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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