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 딸들아, 정신 차려! > 사설·칼럼

본문 바로가기
현재날짜 : 2026-05-27 회원가입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설·칼럼

칼럼 이화의 딸들아, 정신 차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6-08-12 05:54

본문

 

오늘만은 말투를 바꾸어서 몇 마디 해야겠다.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 당신은 누구요?”라고 물으면 “동네에 사는 노인이다”라고만 대답하겠다. 나는 살 날이 많지 않은 불쌍한 노인이다. 너희가 만일 내가 하는 말에 화가 나서 죽창이나 돌멩이를 들고 내 집을 찾아와 난동을 부린다면 나는 물론 112에 신고하겠다. 그 전에 너희가 달려들어 나를 창으로 찌르고 돌로 때려서 죽여 버린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그건 ‘송장 치고 살인’이 된다. 왜? 내 나이가 90이 다 되었으니까.

나는 이화와 아주 관계가 깊은 사람이다. 누님 한 분은 일제 때 이화여전을 졸업하고 한평생 이화를 위해 일을 하다 1990년에 세상을 떠났다. 여동생 둘이 있는데 둘이 다 이화를 졸업했고 그들의 등록금은 내가 댔다. 고3 조카가 하나 있는데 공부를 썩 잘하지만 매일 밤 12시까지 공부한다. 이화대학의 Scranton College에 입학하려고.

이화는 김활란 박사가 총장이던 시절의 그 드높던 명성을 지금은 많이 잃었지만 거기에 어쩔 수 없는 사연이 있다. 본디 남자들만 다니던 서울대학, 연세대학, 고려대학이 남녀공학을 시작하는 바람에 좋은 여고 졸업생들을 많이 그 학교들에 빼앗긴 것뿐이다. 그 영광의 빛이 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내가 스승으로 모시던 함석헌 옹의 따님 한 분이 대구에 사는데 그 외손녀가 지난봄에 이화에 입학했다고 그 외할머니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내게 전화를 하면서, “지방의 여고에서는 이화에 한두 명 입학시키기도 어렵습니다”라고 하더라.

1960년대의 일이기는 하지만 이화대학 졸업생 한 사람이 무슨 일로 Harvard대학을 방문하여 저 유명한 Nathan Pusey 총장을 만나게 되었다. 이 방문객이 이화대학 출신인 걸 알고, “Is Dr. Helen Kim well?”이라고 그 총장이 문안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천하의 Pusey 총장이 그녀의 모교 총장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여, “How do you know her?”라고 했더니 Pusey 총장 말이 “그 분은 이제 한국여성들의 지도자이실 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의 지도자이시다”라고 했단다.

그렇던 이화가 요 며칠 사이에 겪는 수난을 지켜보면서, 이화에 망조가 들었다는 생각이 앞선다. 저 꼴을 대하면서, “저것이 이화인가?” 의심하게 된다. 최경희 총장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건가? Internet에 뜨는 유언비어, 허위사실을 가지고 모교총장의 인격을 밟으려 드는가? 총장이 적법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총장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시작한 일이 단 한 가지라도 있는가? 총장이 부르지도 않은 경찰을 왜 “총장이 불렀다”고 우겨대는가? 이화대학의 문을 닫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가?

총장의 사과를 받아?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리고 스승은 부모와 다를 바가 없는데, 부모를 무릎 꿇게 하고 부모의 사과를 받아내는 패역한 아들‧딸을 가진 집안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런 사태를 그대로 두면 학교가 망하고 나라가 망한다.

이화의 딸들아, 정신 차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많이본 뉴스
  국힘 영천시당 552명 탈당 선언 “특정권력 위한 줄세우기 정치 거부”
  청도군, 2026년 농촌에서 살아보기 1기 입소식 개최
  영천시, 2027년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신청 접수
  2026 용인대총장기전국 남·여중고등학교유도대회 우수성적
  경산 무소속 연대 결성 “밀실공천 심판, 정당 아닌 사람이 이기는 선거”
  정평초 제20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정평초 김민준, 희망을 쏘다! 200…
  경산소방서, 지역 특성 반영한 맞춤형 화재예방 강조
  경산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도시농업 원예활동 운영
  경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2026 한마음 가족운동회」
  학생과 지역기업을 잇다, ‘The Star 영천 채용박람회’
  기후위기 속 여름철 식중독 주의하기
  배달음식 건강하게 섭취하기
  삼성현초, 스승의 날 기념‘등교 음악회’개최
  영천시, 저탄소 농업기술‘마른논 써레질’현장 연시회 개최
  2026년, 제44기 청도여성대학 개강
  전통 성년례 체험책임 있는 어른으로‘첫걸음’
  영천 역사인물콘텐츠 웹툰 제작 지원사업 용역 착수보고회 개최
  풍각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찾아가는 복지상담소’운영
  경산시, 사실상 소멸·멸실·폐차 차량 일제 정비 추진
  경산시, 「도시농업으로 만나는 자연 힐링 프로그램」 운영
  와촌면, 시설재배 자두 본격 출하
  경산시 국민의힘 합동출정식, 구호는 "원팀 경산, 압도적 승리"
  편식은 줄이고, 지구는 살리고
  경산시, 골목형 상점가 2곳 최초 지정
  경북도, 제9회 지방선거 선거인수 220만 2,861명 확정
  경산署, 『왕수달』 마스코트 활용, 보이스피싱 예방 네컷만화 배너 제작·…
  안전한 친수활동 위한 낙동강 조류 감시 본격 가동
  공천(公賤)이 공천(公薦) 되다

Copyright ⓒ kiinews.kr. All rights reserved.
창간:2013.01.7   등록번호:경북 다 01426    발행인 : 이병희    편집인 : 이성수    인쇄인 : 장용호
회사명:주)경일신문   대표자 : 이병희   등록번호 : 515-81-46720   소재지: (38584) 경북 경산시 원효로32길 45 1-3-113
전화번호 : 053-801-5959   이메일 : gstime595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