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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恨)과 분노(憤怒)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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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7-09-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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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 맺힌 사람들이 가장 많은 나라가 이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 백성들에 비해 한이 그렇게 많이 쌓인 것도 아니지만 반도적 기질인 국민성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지 않아도 될 일을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어떤 지도자가 나와서 “한을 풀자!”고 선동하면 이에 동조하여 엉뚱한 짓을 할 가능성도 있는 국민입니다.

격분하기 쉬운 기질의 국민입니다. 우리나라 개화기에 우리를 방문했던 어떤 선교사는 “한국인은 모자만 땅에 떨어지게 돼도 서로 싸운다”고 악평을 했는데 이 악평은 ‘At the drop of a hat’라는 한 마디에 잘 표현돼 있습니다. 불같은 성미를 가졌기 때문에 또한 분노의 정치가 가능합니다. 흥분하고 분노하면 일시적이지만 따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이나 ‘분노’가 인간의 비정상적인 감정의 표현이기 때문에 ‘한’은 사그라뜨리고 ‘분노’는 가라앉히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이지만 이런 나쁜 감정들을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노리는 간사한 정치꾼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이 맺힌 것도 아닌데 왜 ‘한’을 품으라고 선동합니까? ‘분노’할 일도 아닌데, “왜 분노하지 않고 가만있느냐? 바보냐?”하고 자극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나라가 생각보다 더 소란해집니다. 앞으로는 누가 어떤 선동을 해도 동요하지 않고 조용하게 행동할 수 있는 항심(恒心) 있는 국민이 되어, 우리가 직면한 이 국난을 잘 물리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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