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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과가 바나나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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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8-07-2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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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CNN이라는 미국의 유명 방송사가 아무리 사람들이 사과를 보고 바나나라고 하여도 사과가 바나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그 광고에 바나나를 산더미같이 쌓아 올려놓고 바나나가 사과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피력하였습니다. 거기엔 “Facts First" 라는 말을 그대로 되풀이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바나나 몇 개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은 역사를 공부한 나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실 중에서 모든 사실들을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는 없고 몇 가지만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럴 때에는 각자가 지닌 가치관에 따라 관점이 크게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의 한 손가락 끝에 때가 낀 사실은 발견하고 손이 “더럽다”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 사실만을 가지고 그 사람이 더럽지 않은 구석은 없는 것처럼 말한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된 일입니다.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도 닦지 않고 일체 목욕도 하지 않으면서 손톱만 깨끗하게 다듬으며 매니큐어만 하고 다니는 사람을 깨끗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모 가꾸기에만 치중하여 아무리 옷을 잘 입고 아무리 화장을 잘 했어도 그 사람을 깨끗한 사람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를 감싼 그 피부보다도 그 몸 안에 흐르고 있는 피와 정신이 깨끗해야 진정 깨끗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한 가지 사실에 매달리지 않고 여러 가지 사실들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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