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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디지털 치매(Digital Demen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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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일신문
댓글 0건 작성일 15-07-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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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가 가져온 현대판 치매
 
                                                              중앙병원 의료원장 / 신경외과 임좌혁
 
 
현대인은 무언가를 기억하는 데 자신의 두뇌가 아니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대신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어떤 문서나 글을 기억하는 일은 컴퓨터에게 떠넘겼으며,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를 기억하는 것은 내비게이션에 의존한다. 노래방 기기의 도움 없이는 애창곡 하나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 감퇴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기기로 인한 치매 현상, 즉 디지털 치매이다.
▣ 디지털 치매
디지털치매란 2004년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신조어로 단어 자체는 조금 생소하지만 그 뜻은 결국, 삶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에 의해 퇴화되어 가는 우리의 기억력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디지털 치매는 치매같이 뇌세포 손상 같은 뇌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대한 특수한 습관으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건망 증세에 가깝다. 치매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며 치매라는 용어 결합은 다소 자극적이고 과장된 면이 있다. 엄밀히 따지면 ‘디지털 건망증’ 또는 ‘IT(information technology) 건망증’으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디지털 치매는 질병이 아닌 사회적 현상이 낳은 증상이지 질병은 아니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은 20~30대 대학생, 샐러리맨,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 모든 현상은 사람의 뇌가 할 일을 편리한 기계들이 대신하면서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디지털 치매는 일종의 건망증, 치매가 아니다
▣ 디지털 치매의 발생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외부 기억장치가 있을 때는 정보의 세세한 내용보다는 정보가 있는 위치를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정보는 애써 세세한 정보까지 외우려 하지 않고 대신에 내용은 대충 파악하고 그 세부내용이 있는 정보의 위치만을 기억해 놓는다. 즉 검색엔진 같은 외부 저장장치가 정보를 직접 기억하려는 노력을 감소시킨다는 이야기이다.
지금은 사람이나 책이 아닌 인터넷이 분산기억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검색엔진의 놀라운 성능 덕분에 거의 모든 지식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정보 접근이 용이할수록 머릿속에 직접 기억하려는 노력은 줄어든다. 컴퓨터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보편화되면서 단 몇 초 만에 정보를 불러낼 수 있게 된 지금, 인터넷은 단순한 정보의 총합을 뛰어넘어 인류의 ‘외부 기억장치’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반복학습의 저하에 의한 인출기능의 약화에 기인한다. 인출기능이란 특정 정보가 필요할 경우 예전에 뇌 속에 저장된 내용을 찾아 끄집어내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기능 또한 반복학습의 일종이다. 디지털 기기가 인출 기능의 일부를 대신해 정보를 다 저장해주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귀찮은 인출 과정을 대신해 주므로 자연히 뇌 속의 내용을 끄집어내는 인출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 디지털 치매의 증상 (자가 진단법)
디지털 치매의 주요 증상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이 없으면 전화를 걸거나, 계산을 하는 등의 일상생활에 제한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직장 관련 번호와 집 전화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 (직장 동료 아닌) 친구와 대화 중 80%는 이메일, 또는 메신저로 한다.
▲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 계산서에 서명할 때 외에는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 전에 만났던 적이 있는 사람을 처음 만난 사람으로 착각한 적이 있다.
▲ ‘왜 같은 얘기 자꾸 하느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 자동차에 내비게이션 장치를 장착한 후로는 지도를 따로 보지 않는다.
▲ 단축 번호가 없으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수 없다.
▲ 노래방 기기에서 나오는 가사 없이는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몇 개 없다.
▲ 암산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간단한 계산도 계산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컴퓨터에서 찾아 쓰는 한자에 익숙해 책을 읽을 때나 직접 한자를 쓸 때 막막해진다.
▲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키보드 입력이 더 편하다.
 
▣ 디지털 치매의 예방
디지털 치매가 걱정된다면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한 박자 느리게 사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직접 손으로 쓰고 입으로 외우면서 생각한다.
▲ 메일 주소나 짧은 문서는 직접 손으로 타이핑하는 습관을 들인다
▲ 전화번호는 단축키 사용보다 손으로 직접 누르면서 건다.
▲ 기억력과 사고력 향상을 위해서는 신문이나 잡지를 매일 한 두 시간씩 꼼꼼히 읽는다.
▲ 둔화된 암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번호와 좋아하는 노래 몇 곡의 가사 정도는 외운다.
 
디지털 치매는 한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바보가 되는 것 같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활용능력을 키워주므로 다양한 측면에서 능력이 약화된다고는 볼 수 없다. 디지털 치매는 극복의 대상은 아니다. 새로운 기계의 개발을 통해 우리는 더욱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되고 정신적 여유도 생긴다. 정신적 여유를 다른 가치 있는 일이나 복합적인 정보를 기억하는데 쓰거나, 고차원적인 지적 활동에 투자한다면 오히려 인지기능 발달에 많은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세한 문의: 중앙병원 053)715 -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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